태양이 칭얼이는 이른 새벽이 왔다.
작은 컵을 끌어안고 보낸 오늘의 첫 밤은
피곤하더라도, 지새울 이유는 충분했다.
지평선을 넘은 여명, 한 실타래가 풀리고
창을 넘어서 이 텅 빈 방을 채워나간다.
달과 별이 기색도 없이 떠나가고
젖병이 떨어진 세상은 그 서슬에
화들짝, 놀라며 아침을 맞아간다.
오늘의 낮이 그 온기를 잃어갈 때는 내일의 첫 밤이자
오늘의 셋째 아이, 둘째 밤이 잉태될 무렵이었다.
자연이 든 저울에는 어떤 것이 올라가 있을까.
낮과 밤, 행복과 불행 그 사이의 모든 것을
나는 나를 추로 여겨 이곳에 남을 수 있을까.
반나절을 기다리지 못하는, 이 새로움에
나는 녹슬어 이 자리를 지킬 수나 있을까.
변화가 구슬퍼 나는 매일 세 걸음을 걷는다.
조금이나마 이 때를 더 회상할 수 있도록
또다시 들려온 울음소리에 맞춰, 발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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