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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울

순수

by 연안 어귀 2020. 12. 16.

작고 가녀린 손발은 귀하에겐 재앙으로 여겨졌겠죠.

아이는 순수함을 빗대어 책임 없이 돌아갔을 테고요.

 

졸지에 헐벗은 나무는 밤바람이 시려 몸을 덜덜 떨고

가장들은 모든 의미를 잃고, 포장된 땅 위에 서있네요.

 

당신의 심중이나 사연이 어떻든, 다음 날은 돌아오니

때 한 점 없는 옷을 입고 아이도 다시 이곳에 오겠죠. 

 

부러진 가지, 도망치지 않는 개미가 을씨년스러웠을지

우렁찬 울음을 듣고 멀리에서부터 몰려오는 발걸음에

여러분의 마지막 흔적 또한, 아무 것도 아니게 될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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