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음1 나는 무엇을 보았나 나는 보지 못했다. 두 갈래로 나뉘어진 숫자의 길 뒤편에 홀로 웅크려 작은 숨을 내쉬던 너를 나는 아쉽게도 보지 못했었다. 너는 나를 보았다. 이것이 과연 맞는 길일지 묻는 이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걸어가는 그런 나를 바라보고 있었었다. 나는 보지 못했다. 고작 한 번의 까딱임으로 볼 수 있던 눈 밑에 매달린 작은 비명과 애달픔을 너는 보았지만 나는 그토록 애원하던 스스로를 보지 못했던 상상을 했었다. 2021. 1. 21.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