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1 여명 직후의 황혼 백색 음영이 땅거미를 삼킨다. 생명이 없는 터전에 색조를 풀어 투명했던 공허의 틈을 메운 후는 나에게서 비롯한 것이 아닐 터다. 그리, 발을 굴러 울림을 덮어본다. 굽은 녹, 이 날붙이를 전부로 삼았었다. 붉은 실선의 양 시발을 잘라내어 첨단을 망설임과 함께 두었었고 나는 나를 위한 짐에 파묻히기를 이리, 고개를 저어가며 반복한다. 어둑한 그늘의 가루를 손에 쥐어 이 늘그막이 다시금 내려오기를 달이 뜨지 않은 밤을, 한사코. 난, 여전히 저항을 반복하는 등불 앞에서 명멸의 끄트머리가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또, 여명 직후의 황혼에서 고개를 파묻는 어제다. 2020. 12. 21.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