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이에 대한 그리움1 나무 수줍게, 가지로 몸을 가렸으며 거칠게, 가지로 하늘을 찌르고 애틋이, 야윈 가지를 털었었다. 기억과 기록에 함께 지새운 이여. 낮게 이는 바람이 구슬피 울고 높게 뜬 고성이 빈 곳을 스치는 그때의 시간을 함께 보냈던 이여. 이젠 그 터전만 오롯이 한 때에 남아 발길이 끊이지 않음에 복잡한 심정을 그 날의 나와 같은 표정을 지었던 이여. 선명한 재가 풍경채의 전부가 돼버린 우리가 만든 광경에 몸서리를 쳤었지. 생에 끝을 보지 못한, 고목이 없던 이여. 2020. 10. 27.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