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종이에 펜촉을 가져다대기 두려운 매일이다.
불온을 서랍 깊은 곳에 놓고 왔지만 마음이 다시 적어내고
눈물로 닦은 길을 애써 허물어도 발이 그곳을 따라 걸었다.
한 걸음에 그리워진 목소리, 그에 웃으니 잠자리가 편치 않다.
추억과 약속을 품에 가득 안고 왔지만 내겐 턱 없이 모자랐고
우리가 주인이 되었을 세상은 좀처럼 입밖까지 나오지 않는다.
그리 내 탓을 하며, 때가 한껏 탄 쪽지를 또다시 꺼내 읽는다.
한 때 내쉰 숨이 왜 형용할 수 없이 달콤해졌는지
기약없이 미뤄두었던 언젠가가 어디쯤에 있는지
아득했던 기쁨이 그 사이 얼마나 더 자랐는지를
늘 그랬듯 되새겨 그대를 꿈에서 또 찾아봅니다.
조만간 다시 만날 날이 오고 있음을 전하기 위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