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게 떨리는 소리는
언제나 귓가를 맴돌고
무겁게 누르는 소리는
언제나 발을 붙여냈다.
젖은 머리를 스치는 바람은
대기를 현 삼아 나를 울려
스스로 박자를 맞추게 하고
습한 공기가 밀려오는 계절은
물이 천천히 떨어지는 동공과
땀에 눅눅히 젖어오는 옷깃을
좀 더 투명하게 비춰 내었으니
그 옛에 물길이 바람에 열리듯
바랜 이야기는 잉크로 적시고
수줍게 전한 말을 말없이 안아
찡그림이 없이, 그저 눈꼬리 들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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