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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망

소리

by 연안 어귀 2020. 12. 8.

가늘게 떨리는 소리는

언제나 귓가를 맴돌고

 

무겁게 누르는 소리는

언제나 발을 붙여냈다.

 

젖은 머리를 스치는 바람은

대기를 현 삼아 나를 울려

스스로 박자를 맞추게 하고

 

습한 공기가 밀려오는 계절은

물이 천천히 떨어지는 동공과

땀에 눅눅히 젖어오는 옷깃을

좀 더 투명하게 비춰 내었으니

 

그 옛에 물길이 바람에 열리듯

바랜 이야기는 잉크로 적시고

수줍게 전한 말을 말없이 안아

 

찡그림이 없이, 그저 눈꼬리 들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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