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히 식은 손등 위로 낯익은 고동이 내려앉았다.
격렬한 몸부림이 주마등의 표면을 훑어내고
죽은 피를 들이켜는 심장을 거세게 쥐어내니
손아귀에서 짓쳐 오르던 환희가 터져나간다.
그저 안으로 들어가던 단말마가 지겨웠을지
그리도 두려워하던 내 영혼은 숨을 삼켰다.
무딘 감각이 차츰 돌아오며, 나는 눈을 감았고
피륙은 제 의지를 펼쳐내려 몸을 뒤틀어대었다.
육신을 구성하던 것들이 과분한 삶을 찾아 헤매니
어느 공포가 또 다가올지, 경험은 고개를 숙였으나
아직 남은 흥분이 제 멋대로 눈꺼풀을 들춰내었다.
빛이 틈새를 열고 스며드니 혈액이 달궈진다.
열기를 품고, 방금 폐쇄한 길을 뚫으니
동공이 초점을 품고 이리저리 흔들린다.
끝내 나는 보았다.
나를 찾아왔을 때처럼 천천히 피어오르는 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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