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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망

못난이들에게

by 연안 어귀 2021. 3. 12.

우리는 위화감을 숨긴 채로

익숙한 풍경채 속에서 만났다.

 

자석 따위에도 극이 있건만

우리는 따질 것이 없었는지

서로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초침이 움직이자

분침이 움직이고

이내 시간이 흘러갔다.

 

운명인 즉 운명이겠으나

우리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변화가 있었고 우리는

조금씩 달라져갔다.

 

허나, 우리 속의 나들은

아직 시작이라 외친다.

 

후에 우리는 빛바랠 사진처럼

모여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내가 기억하는 네가,나를 기억하는 네가

빛을 머금은 채 온전히 간직될 수 있을까.

 

난 텅 비어버린 칠판에 부탁한다는 글을 적어본다.

내가 기억하는 너로 남아 달라는 욕심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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