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목줄이 땅에 끌려 끊어질까.
매 번 기다려달라며 칭얼거리던
기어가는 하루를 품에 안아본다.
조금은 쉬어가도 좋지 않냐며
우리 함께 기어가자고 했었던
네가 그리 내 발치에 밟혔었지.
매일, 팔만육천사백 번의 걸음
언제나 동일하게 기어가던 너는
내 뜀박질에는 너무도 느렸었다.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재촉을 달았다.
팽팽하게 당겨진 끈이 점차 느슨해져
거친 길바닥에 닳고 닳아 끊어지니
내가 매듭을 짓는 동안에도 기어가는
반복되는 하루를 이젠 모를 수 없기에
너를 보며, 낡은 줄을 목덜미에 감았다.
우리는 두 발로 여전히 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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