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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망

오늘이었던, 오늘이었을

by 연안 어귀 2021. 6. 4.

하나를 셈한다는, 그 아침의 여명에서

나는 바른 마음을 선망함을 알았으며

 

둘을 세어 보이며, 이 정오의 작열에서

나는 눈이 부셔 디딘 곳을 바라보았고

 

셋이 되었음에도, 이 저녁의 황혼에서

발자국이 남지 않았음을 그제야 알아

 

다시 하나를 셈하며, 마지막 밝음에서

옳다는 것의 정의를 눈물로 지워내며

물길이 지난 흔적에서 악취를 맡았다.

 

그리 한 손을 떨굼에, 이제는 어둑한 길에서

옛, 혹은 오늘이었던 태양의 빛을 떠올리고

지난날에 누운 어린 맹세를 상기해내었다.

 

그런, 오물을 치우던 손에서 하나를 들어

한 때는 오늘이었을, 내일 아침을 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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