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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망

어귀에서

by 연안 어귀 2021. 11. 18.

어림을 알며 칭얼였다.

내 생은 홀로 자라지 못하기에

커진 마음으로 어리광을 부렸다.

 

다만 이제는 희미해진, 여전히 낮은 시선이었다.

 

부끄러움을 느낌에도 미숙했다.

삶을 알아 늘 비좁았음을 깨우쳤기에

같은 높이의 명운을 우러렀다.

 

넓은 땅과 울타리로, 지금도 여전한 낮음이었다.

 

하여, 나는 네발로 걷기를 소망했다.

언젠가에, 혹은 다음 날에 있을 낮음을 위해.

결국 함께 허덕일 시간들을 벗삼아 빛나도록.

 

한 때를 닮은 어림을 있는 그대로 세우기를 바라기에

미련끼리 엮은 약속으로 하여금, 내가 어느 순수에 영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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