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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색

죽은 별

by 연안 어귀 2022. 6. 13.

수많은 안도 끝에, 먼 하루들이 쏟아져 내렸다.

보다 빛나던 날은 겁먹어 딛지 못한 길에 박히고

곧이어, 영원한 밤의 어스름이 짙어지며 깨우친다.

 

꿈결로 지어낸 낙원은 내 하늘에서 날 기다렸음을

 

어두운 밤은 품은 것의 윤곽마저 모조리 먹어치웠다.

도망쳐 얻어낸 삶은 여전히 꿈에 기대어 살았으니

내게 질린 희망이 사는 땅은 더 갈 길을 지워냈다.

 

두려움에 사무쳐 눈물로 새로운 망막을 만든다.

놓친 삶을 선명하게 할, 내 모자람을 밝힐 눈이었다.

 

먼 하루들이 발치에서 맥동하고 있기에, 밝은 땅을 보며 되새겼다.

돌이킨 시절은 여명이었으니, 지금은 황혼을 지났음이 명백했다.

 

너른 땅 어딘가, 나를 떠난 희망을 찾는다.

다시 꿈을 찾는다면 하늘은 다시 밝아올까?

 

비극을 지불하여 희극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여정을 떠난다.

 

내 세상이 다시금 커질 언젠가, 다른 별이 떠오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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