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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색

기도

by 연안 어귀 2022. 8. 10.

 열린 문 틈을 향해 수십 개의 물길이 뻗는다.

섞이지 못할 후회, 닮은 마음은 서로 배척한다.

불안을 감추려 끝없이 춤추는 나도 그러했다.

 

흔들리는 시선과 젖은 몸에 벌써 희미해진 날이다.

그리 흐려진 풍경이기에 몇 개의 선이 더욱 확연했다.

상석에서 우는 남자, 나는 그의 웃음을 혐오한다.

 

먼 길을 흘러 돌아온 바다보다 더없이 옅은

언제까지나 굳지 못할 피가 여전히 생생하다.

 

그래, 우리는 맞붙을 수 없다.

 

같은 뿌리를 공유하는 서로 다른 기둥, 그리고 그보다 많은 가지여.

위안을 찾아 떠도는 물병 안에서 얼키고 설킨 각자의 믿음들이여.

우리의 기도가 스스로의 신이 죽었음을 증명하니 더 구슬피 울라.

 

태어나 단지 끝을 약속한 삶을 한없이 헤아려, 끝내 기쁘다 여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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