묽은 오물이 통로에 들어찼다.
비록 형식적인 걸음이나, 분명 길이었다.
모공과 입으로 뱉은 배설물이 썩어 든다.
이제 이곳에 누가 다닐까.
형체가 없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 온다.
텅 빈 거리, 각질 하나 떨어진 적 없는 골목
바닥 표면의 미세한 틈, 감당할 수 없음이
너무도 당연했기에 내 품 안에 숨어들었다.
불쾌하리 끈적한 검은 피가 심장을 에워싼다.
내 장기가 움직이는 그 소리에 위안을 얻으려 했다.
내 혈액이 헤매이는 그 반경을 돌보아 찾으려 했다.
내 마지막 기적들을 그 아이를 껴안아 지키려 했다.
피할 수 없었기에 많은 것을 버려 남기고자 했었지만
이 지독한 것이 내가 되어버린 다음 날은 결국 올 터다.
자세를 바꿔가며 이 길고 긴 밤을 지새운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 그것이기에, 기다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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