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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울

나체

by 연안 어귀 2020. 12. 4.

시절 귀퉁이, 나체로 활보할 때가 있었다.

 

시선에서 벗어나, 없을 때를 기다리고

알지 못하는 곳을 섬세하게 그려본다.

 

먹먹함을 토해내도, 그것에 먹히지 않을

내가 아무 것도 아니게 될 곳을 그린다.

 

길게 빼어 든 혀로 초를 잰다.

이곳은 홀로 있어야 할 장소다.

 

침해받는 것이 아니라, 없어야 할 곳이다.

너는 절대로 이런 곳을 동경하지 말아라.

 

정체된 이 순간은 너무 높아 네가 보이기에

몸을 흔들어 없어진 때를 지워가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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