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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색

나는 나를 찾는다

by 연안 어귀 2020. 11. 7.

일그러진 심중의 귀퉁이를 더듬었다.

 

바라 왔기에, 포기해야 했었던 일

여러 장면을 조잡하게 이어 붙인

필름은 온전한 이야기가 아니다.

 

잊고 싶었기에, 정말 잊었었나.

잔재가 세운 나를 잊어버렸나.

혐오감의 거체가 비튼 형상에

나는 자신을 외면하려 했었다.

 

나는, 나를, 나의 것을 찾아간다.

 

밑창의 무늬가 새겨진 목련의 때를

인위와 작위로서 피어난 아지랑이를

효용의 틀에서 밀려난 붉은 정취를

깊은 상흔을 남긴 순수한 무정들을

 

옛날을, 한 때를, 순간을 되짚는다.

 

내가 남겨두어 떠났었던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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