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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망

첫걸음

by 연안 어귀 2020. 10. 23.

미처 굳지 못한 점토로 발자국을 찍어냈었고

녹슨 행로가 야위어가지 않도록 비벼댔으며

우윳빛 호수 안에 잠든 작은 하늘을 보았다.

 

분명 홀로 고개를 떨구며 자리를 잡았지만

풍랑은 곁으로 와 피륙을 넘은 반려가 되어

연어는 발치에 기대어 생명을 뱉어냈었다.

 

눈가의 호선을 따라 그려진 물길을 타고

의미를 넘어선 연유를 찾아 손을 담갔다.

 

북쪽, 눈꽃을 가루 내어 만든 백색 사막에

정처 없던 발길을 멈추고 여린 발바닥을

 

처음답도록 한 번, 조심스레 찍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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