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몸을 일으켜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푸른 여명 아래, 꺾인 발자국이 즐비한 거리 위
녹아내린 밑창에 멈춰 선 우리들을 목격했었다.
어쩌면, 자욱한 꿈결 안에서 눈을 잃지 않았던가.
그리 허망함을 표하여 펜을 잡을 핑계를 대었다.
곧게 편 허리에 제멋대로 휜 손가락이 겹치고
색 바랜 시간을 역하게 느껴, 잉크를 뿌려냈다.
이 활자들은 무엇을 동경하여 이다지도 욕됄까.
어느 날, 여전히 후일이 오기를 바라마지 않을
끝 앞에서 심연을 마주하여도 알지 못할 터였다.
별 이유 없을 황혼을 지새워 그리며, 오늘을 세고
탓함은 언제나 친숙한 것에 있음을 앎에 흐느낀다.
그렇게, 내게는 별 볼 일 없을 하루가 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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