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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색

구석

by 연안 어귀 2020. 11. 28.

녹아내린 발로 서늘한 바닥을 딛고

한 걸음마다 한숨을 자욱이 쉬며

어느새 어둑하게 그늘진 구석으로

 

메어오는 목의 끝자락 비명처럼

신뢰성을 잃은 옛이야기처럼

 

모순된 성정 같이 무엇도 볼 수 없는

그곳이 그리도 따뜻하게 느껴졌었다.

 

웅크려 앉아 앞을 보면 먼지 사이를

차분히 채워 들어오는 빛이 보이나

 

가벼운 화상 입을 것을 염려하여

두 무릎을 모아 안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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