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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색

홀로

by 연안 어귀 2020. 10. 23.

짧았다고 느낀 잠에서 깨어나

옆으로 손을 내밀어 볼 때면

곁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홀로 아미를 찡그려 웃는다.

 

빛을 가린 커튼을 옆으로 밀어 보아도

눈앞에 보이는 건 빛이 아닌 열기 뿐

 

의미를 퇴색시키는 그릇된 열정과

자아를 잊어버리고만 비뚤어진 삶이

 

슬며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문득, 닮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울고 싶어도 웃으라고

웃고 싶으면 더 크게

분명 그리 살아가라 했다.

 

허나, 그뿐이었다.

 

빛이 스며드는 창가에 걸터앉아

나의 땀으로 푹 절여진 잠자리를

보며 버릇이 돼버린 웃음을 짓는다.

 

꿈은 얼마나 행복하냐는 물음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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