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색

불청객

by 연안 어귀 2021. 1. 21.

없는 것들로 가득찬 공간에 불청객이 들어왔다.

 

밀폐된 방안에 갇힌 바람 한 줄기처럼

본인도 이곳에 있는 연유를 모르는 듯한

초대받지 못한 이는 그런 부류의 것이었다.

 

불청객은 이곳저곳을 오가나, 자리잡지 못한다.

 

군중 속에 묻히며 잊어버린 개인의 사념처럼

본래의 목적조차 손에서 놓쳐버린 듯한

놀이동산에 홀로 있는 아이와 같은 것이었다.

 

여전히 적막한 공간에 다른 불청객이 들어왔다.

 

사연 안에 들여놓지 못하는 기이한 친우처럼

상식이라는 단어로 근본을 외면한 듯한

꿈을 직업의 하나로써 단정해버린것이었다.

 

나의 공간에는 많은 것이 있으나, 이처럼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 >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래다  (0) 2021.05.10
조각 뒷짐  (0) 2021.03.25
대답  (0) 2021.01.21
손톱으로 찍어낸 것  (0) 2020.12.11
구석  (0) 2020.11.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