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가요
우습게도, 사실이라는 단어를 거짓을 고할 때 고르고는 했습니다. 그러니 애써 이해하지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당신은 자욱한 안개를 맞이하며 살짝, 입꼬리를 들었으면 합니다. 스스로를 알지 못한 채로, 잔잔한 수면을 마주해 벅차 흐느끼지 않도록 큰 보람도, 드높은 성취도, 자라난 기대 역시 조금은 덜어내도 좋습니다. 단지, 당신이 걷는 길이 누구와 같이 희미하지 않기를 소망하겠습니다. 모든 게 아득해질 언젠가, 뒤돌아보며 한 서린 탄식을 토해내지 않도록 아쉽게도, 거짓이라는 말조차 대부분 사실을 읊을 때 쓰고는 했습니다. 혹시 당신도 평온의 한적함과 차분한 고요, 헤아릴 수 없는 경이를 아실까요. 새벽에 흩날리는 밤조각을, 게으른 정오의 휘청임을, 밤중의 가라앉은 숨을 아마 당신도..
2021. 5. 11.